2018년 3월 23일 금요일

‘넥스트저널리즘스쿨 2017’ 우승자 미국 구글 본사 탐방기

작년 8월 구글코리아와 블로터, 한겨레21이 함께한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 2017'에서는 2주 동안 디지털 저널리즘과 미디어 스타트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주간의 교육 및 평가를 거쳐 최종 선발된 최우수 수강생 2명에게는 미국 마운틴뷰 구글 본사 탐방 및 실리콘밸리 지역 취재 기회가 부여됐습니다.

아래에 바로 지난 주에 구글 본사 취재를 다녀온 우승자 곽효원님의 후기를 들려드립니다!

 정치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저에게 구글은 심리적으로 거리감이 있는 거대한 테크 기업이었습니다. 2017년 넥스트저널리즘스쿨 우승으로 구글 본사에 초대받았으나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던 것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본 구글은 다양성과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는, 모두를 위한 기업이었습니다.

구글의 다양한 실험과 고민을 알아보기 위해 2017/8년 넥스트저널리즘스쿨 우승자 2명 (곽효원, 김병훈)과 넥스트저널리즘스쿨 파트너 블로터 권도연 기자가 구글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넥스트저널리즘스쿨은 저널리즘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시대를 맞아 디지털 저널리즘의 새로운 문법을 공유하는 스콜라십 프로그램입니다. <블로터>가 주최, <구글코리아>가 후원하고 있으며 <한겨레21>이 2기부터 참여하고 있습니다. )


 구글의 첫 인상은 드넓은 캠퍼스와 자전거였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나 로봇 같은 테크 기술이 곳곳에 접목된 높은 빌딩으로 가득할 것이라는 예상과 빗나간 첫 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곧 만난 안드로이드 오레오 모형과 사진으로만 보던 구글 캠퍼스 메인 빌딩은 ‘내가 비로소 구글에 왔다’는 걸 실감나게 했습니다.

구글 캠퍼스 본사 탐방은 5가지의 세션으로 진행됐습니다.

      1.    *구글 어시스턴트 : 최현정 “유저의 삶을 바꾸는 구글 어시스턴트”

                      
                                 최현정 구글 어시스턴트 언어학자
 
“사람의 언어를 기계가 알아들을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바꾸고, 기계와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구글 어시스턴트의 목표입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일상에서 세 가지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첫 째 무언가를 알고 싶을 때, 두 번째 무언가를 시켜야할 때, 마지막은 대화입니다. 세 가지 기술은 구글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데이터와 서비스(번역, 홈 스피커, TV 등)에 접목시킬 수 있고 유저의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성비서로 사용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정보를 찾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말합니다.)
 
       2.    구글 번역 : Mike Shuster “전 세계 누구나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마이크 슈스터 구글 리서치 사이언티스트
 
“모든 언어를 100% 완벽하고 빠르게 번역하는 게 목표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6,000개의 언어가 있는데, 현재 103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고, 앞으로 지역 사투리까지 번역하고 싶습니다. 아이 입장에서 번역과 전문가 입장에서의 번역은 다릅니다. 번역 수준에 대한 기대치가 다를 수 있는데 중립적인 번역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세상에 있는 모든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게 구글 번역의 미션이며 누구나 전 세계에 있는 많은 정보를 접근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
 
       3.    데이터와 뉴스 : Simon Rogers “사람 냄새가 나는 데이터 시각화”
                       
                               사이먼 로저스 구글 뉴스랩 데이터 에디터
 
“구글 트렌드 사이트에는 알고리즘 기반의 데이터 저널리즘 콘텐츠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찾아보고 어떤 국가에서 많이 봤는지, 전 세계적인 데이터를 시각화해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설문조사는 그 자체로 재미없을 수 있다. 따라서 시각적으로 눈길을 끌고 인터렉티브한 요소를 추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데이터 시각화는 사람냄새가 날수록 스토리텔링이 됩니다. 사람냄새가 나는 데이터 시각화콘텐츠는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합니다.”

       4.    구글 뉴스랩 : Steve Grove “구글 뉴스랩의 세 가지 핵심 목표”
                      
                                   스티브 그로브 구글 뉴스랩 총괄
 
“구글은 검색 엔진 기업이고 구글의 미션은 모든 사람이 정보를 잘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실을 제공하는 뉴스도 구글의 미션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구글 뉴스랩에서는 세 가지를 핵심 목표로 보고 있습니다. 첫째 ‘어떻게 가짜뉴스를 없앨 것인가’, 둘째 ‘뉴스룸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기술을 저널리스트가 어떻게 사용하게 할 것인가’, 셋째 ‘더 많은 목소리를 담는 포용력 있는 저널리즘’입니다. 끊임없이 피땀 흘려야 좋은 저널리스트가 되고, 그 여정에 구글 뉴스랩이 함께할 것입니다.”

       5.    구글의 혁신 문화 : Frederik Pferdt “혁신 문화를 확대하는 게 구글의 미션”
                            
                     프레데릭 페르트 구글 혁신 & 창의성 프로그램 총괄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당당하게 발현하는 혁신 문화를 확대하는 게 우리의 미션입니다. 기술은 미래로 나아가게 하고 창의성은 미래를 결정합니다.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항상 탐색해야 합니다. 탐색은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입장에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상력을 발휘하는 조직은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또 중요한 것은 심리적 안정감입니다. 혁신적인 팀은 아이디어와 질문에 대해 윽박지르지 않고 포용하며 안정감을 줍니다. 대단한 혁신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부터 번역, 데이터 저널리즘, 뉴스룸, 혁신 문화의 기저에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들자’는 신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술이 누구에게 사용되어 무엇을 바꿀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지금의 구글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다양성에 대한 구글의 고민은 모든 지점에서 묻어나옵니다. 맛있는 밥도 밥이지만 구글 카페테리아에서 볼 수 있던 것은 다양성의 면모였습니다. 모든 인종과 성별이 구글 카페테리아를 이용하고 있었고, 구글 카페테리아에서는 베지테리안을 위한 식단을 당연히 포함시키고 있었습니다. 또 Frederik Pferdt는 다양성과 포용성이 혁신의 기초라고 이야기하며 오른손잡이밖에 없던 팀이 왼손잡이를 고려하지 못해 나타난 실수를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다양성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곳이 바로 구글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말로만 듣고 글로만 보던 구글 본사에 직접 방문한 것은 엄청난, 일생일대의 기회였습니다. 지난 여름 넥스트저널리즘스쿨을 마치며 ‘미국에 간다 구글 취재하러 간다’라는 말만 들었을 때는 이 정도로 소중한 이야기를 듣고 구글과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직접 보는 기회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글 속에서 보이는 것보다도 훨씬 더 구글 캠퍼스는 살아움직이는 생명체 같았습니다. 구글에서 만난 사람들이 주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들으며 저 역시 새로운 무언가를 해봐야겠다는 열정으로 가득차게 됐습니다. 부디 구글 본사 탐방을 하며 제가 배우고 느껴온 것이 여러분에게도 전달됐길 바랍니다. 그리고 올해 이어질 넥스트저널리즘스쿨 5기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부탁드립니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기회라고 저는 자부합니다.

또한 아래에서 구글 본사 취재에 함께 한 또 다른 우승자 김병훈님의 후기도 공유드립니다!

“구글러들이 남들과 다른 점은 단순히 고액 연봉 때문이 아닙니다. 작은 도시 규모와 맞먹는 70여개의 회사건물을 가지고 있는 구글캠퍼스의 압도적인 크기에 놀란 것이 아니라, 구글러들이 가진 신념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의 부속품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고 있고, 그 업무들이 사회를 이롭게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이를 뒷받침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고 싶다는 구글의 목표가 무섭기보다 국제기구같다는 착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회를 이롭게 할 수 있을까’는 질문에서 시작한 기업은 그래서 다릅니다.”

작성자: 2017/8 넥스트저널리즘스쿨 우승자 곽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