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8일 목요일

디지털 소양을 키우는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소개합니다.

구글에서 자선 활동과 사회 혁신을 담당하고 있는 구글닷오알지(Google.org)는  청소년들이 디지털 기술을 올바르게 접하고, 건강하게 정보를 소비하며 주체적으로 판단,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 2년간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www.cdledu.org)에서 진행하는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지원해왔습니다.  ‘디지털 & 미디어 리터러시 캠퍼스’ 프로그램은 지난 2016년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통한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서울 및 경기권 162개 중학교에서 진행되었으며, 이번에 구글닷오알지에서 추가로 후원하기로 결정하면서 2019년부터 전국적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지난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아보고자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의 박일준 회장과 김묘은 대표를 모셨습니다.
 
Q. ‘디지털 리터러시’란 무엇인가요? 아직 생소한 개념이라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전반적인 디지털 소양을 말합니다. 디지털 소양에는 디지털 세상에서 갖춰야 할 태도와 활용능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윤리, 디지털 세상에서의 공동체 의식, 인성, 공감능력처럼 건강한 디지털 시민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뿐 아니라, 디지털 지식과 기술을 이용하여 정보를 검색, 분석, 재생산하는 디지털 활용 능력까지 의미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디지털 리터러시’라는 단어는 생소할 수 있지만, 학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연구되던 개념입니다. 문해력을 의미하는 리터러시(Literacy)라는 단어는 과거에 글자를 읽고 쓰는 능력에만 국한되어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영상 리터러시, 게임 리터러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 리터러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디지털이 중요해짐에 따라 다양한 리터러시 개념을 포괄하는 가장 넓은 개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Q.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주변에서 ‘디지털 = 게임’이라는 생각 때문에 아이들이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저희는 무조건 막기 보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디지털 사용법을 가르쳐주고, 나아가 디지털을 효과적인 교육 도구로 활용해 미래 디지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를 시작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술과 함께 성장한 우리 아이들은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디지털 기술을 금방 익히고 활용하지만,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은 디지털을 ‘유익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저희는 인류와 공동체를 위해 올바른 디지털 소양을 갖춘 ‘디지털 홍익인간’ 양성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으며, 구글닷오알지의 후원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 할 수 있었습니다.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활동 모습


Q.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며 그 동안 어떠한 성과가 있었는지요?
‘디지털 & 미디어 리터러시 캠퍼스’ 프로그램은 지난 2016년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통한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서울 및 경기권 162개 중학교에서 1만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현재까지 서울, 경기, 부산지역에 150여 명의 전문코치를 양성하였고, 40회 이상의 초중고 교사 연수를 진행하였습니다. 교육 변화를 위해서 교사와 함께 학부모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5천여 명 이상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저희 수업은 대화가 많은 편입니다. 아이들이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 서로 토론하며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이를 발표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많은 교육학자가 현재 교육의 문제가 ‘가르치는 것’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저희도 단순히 정보를 알려주고 가르치는 것보다 ‘스스로 배우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디지털 & 미디어 리터러시 캠퍼스' 프로그램은 학생 스스로 디지털 정보를 검색할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디지털 도구를 이용하여 새롭게 창작하며, 마지막에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저희 수업에서 또 한가지 특별한 점은 바로 꼴찌가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 교육 시스템은 지식을 배우는 능력에 따라 개인차를 보이기 마련입니다. 뒤처지는 학생들은 포기하게 되고, 그런 학생들에 의해서 교실 분위기는 더욱 침체되기 마련이죠. 디지털 기술은 약자 편이고,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예로 손으로 그림을 그릴 때는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 차이가 큽니다. 그러나 디지털의 도움을 받으면 그런 차이가 줄어듭니다. 모든 학생이 기본 이상은 하게 되니 꼴찌도 없고, 모든 학생들이 재미있어합니다. 그동안 교육의 ‘내용’을 바꾸거나, 교육의 ‘형식'을 바꾸는 것 위주로 교육 혁신을 시도해왔는데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해왔던게 사실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교육의 ‘도구'를 바꾸는 것이 오히려 훨씬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이 교육의 많은 변화를 가져오리라 생각합니다.

Q. 큰 보람을 느꼈던 수업이나 일화가 있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충북 제천에 위치한 소년보호시설 로뎀청소년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한 적 있습니다. 그 곳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만, 친구들의 놀림 때문에 숨어서 그림을 그리던 고등학생 현민(가명)이를 처음 만났는데요. 현민이에게 가상현실 공간에서 입체로 그림 그릴 수 있는 틸트브러시를 소개해주었습니다. 이후 물 만난 듯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처음부터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더군요. 아마도 틸트브러시 속 공간이 친구들의 놀림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틸트브러시로 계속 그림을 그리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는 현민이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VR 아티스트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덧붙여 소개해주었습니다. 불과 4번의 만남이었지만 이후에 로뎀청소년학교의 선생님으로부터 현민이가 꿈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의 놀림과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검정고시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이 누군가의 인생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순간이라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Q. 2019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계신가요?
그 동안 주로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항상 전국으로 확대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추가로 구글닷오알지의 후원을 받으면서 2019년부터 전국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특히, 다문화 가정과 탈북 가정 청소년, 장애 청소년도 포함될 예정이어서 의미가 더 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그동안 중점적으로 진행하던 ‘디지털 리터러시’ 프로그램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아이들이 비판적 사고와 정보 분석력을 강화해,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가치있는 정보와 허위 정보를 구별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은 학교는 여기를 통해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의 김묘은 대표(좌)와 박일준 회장(우)


Q.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의 장기적인 목표, 비전을 소개해주세요.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는 디지털 활용 교육을 통해 개인의 더 나은 삶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자유학기제와 같은 공교육 시스템을 활용하여 미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을 기본으로 하는 동시에, 교사들의 디지털 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연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는 해외 교류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저지 한국학교, 프랑스 디종 한글학교와 협의를 맺어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디지털 교육을 진행했고,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으로 베트남 오지 아이들에게 디지털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올 10월에는 해외 활동에 좀 더 힘을 싣고, 전 세계 학교를 이어 학생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미주 지사를 설립했습니다. 학교는 아이들이 세상과 만나는 곳으로, 학교 담장과 교사가 아이들에게 제약이 되거나 아이들의 꿈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의 학교는 작을 수 있지만, 세계의 학교를 모두 연결한다면 아이들은 학교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배울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작성자: 구글코리아 블로그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