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지도를 만들며 세상과 나를 바꾸다, 커뮤니티매핑센터
구글 임팩트 챌린지: 장애인의 편의를 위한 베프지도
<한눈에 보기>
- 프로젝트 : 베프지도
- 한 줄 요약 : 시민 참여로 공공장소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자료 및 사진을 지도화하는 앱/웹사이트
- 숫자로 보는 임팩트 : 베프지도에 축적된 데이터 36,000여 건, 앱 다운로드 수 약 3,500번, 매핑 참여자 3,000여 명
- 키워드 : #장벽없는세상지도 #베프지도 #커뮤니티매핑센터
- 관련 링크(홈페이지 등) : bfzido.com
커뮤니티 매핑의 사전적 의미는 ‘공동체 지도 그리기’다. 공동체에 의한, 공동체를 위한 지도 그리기다. 시민들이 지역 사회 개선을 위해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를 현장에서 수집하고, 이를 지도로 만들어 공유하고 이용하는 과정을 말한다.
어느 금요일 오전 11시경, 6명의 커맵 직원은 컴퓨터 화면 앞에 앉아 커맵 창립자이자 대표인 임완수 씨와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그가 거주하는 미국 테네시 주 내슈빌의 현지 시각은 아직 목요일 저녁 8시다. 임 대표는 “매일 화상 회의를 이렇게 해요. 익숙해지면 바로 옆에 있는 것 같아요. 단 한 가지 문제점은 제가 거기 있는 과일을 못 먹는다는 거죠.”라고 말한다. 30년 넘게 미국에 거주 중인 그는 현재 메헤리의대의 가정의학과 부교수로 일하며 저녁에는 커맵 활동을 병행한다. 커맵을 위해 한 달 반에 한 번 정도 한국으로 들어온다.
Ⓒ커뮤니티매핑센터 |
오늘 회의의 주제는 2016년 구글 임팩트 챌린지 지원금으로 개발한 베프지도에 대한 홍보 전략이다(참고로 BF.ZIDO의 BF는 ‘barrier-free,’ 즉 고령자나 장애인이 불편을 느낄 수 있는 장벽을 허무는 운동의 약자). 2018년 5월에 출시된 장애인 접근성 지도인 베프지도는 커뮤니티 매핑을 통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축적하는 웹사이트이자 앱이다.
회의에 참석한 노재천 이사는 “지금은 소프트웨어가 많이 안정화됐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돼요.”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 방법을 확보해야 해요.” 직원들은 임완수 대표와 함께 홍보의 형태(동영상? 카드뉴스?)와 대상자(종교 단체? 장애인 단체?)에 대한 토론을 한다. 과일도 먹으면서.
커뮤니티매핑센터는 2016년 구글 임팩트 챌린지 4개의 우승 단체 중 하나다. 5억 원의 지원금은 2013년 커맵이 설립되기 전부터 지속적으로 해오던 장애인 접근성 지도 사업에 엄청난 힘을 실어 주었다. 임 대표는 “구글 지원금으로 베프지도가 나왔다. 옛날에는 산발적으로 커뮤니티 매핑을 했는데, 베프지도를 개발함으로써 데이터가 한 곳에 모이게 됐다.”라고 말한다. ‘시민 참여형 장애인 접근성 지도 만들기’는 커맵의 가장 중요하고 오래된 사업인 동시에 단체의 핵심적인 가치이기도 하다. “장애인의 복지를 위해 커뮤니티매핑센터를 했고, 항상 저희가 가던 길들 중 하나입니다”라고 임 대표는 말한다.
2018년 베프지도 커뮤니티 매핑에 참여하는 대구 시민들 Ⓒ커뮤니티매핑센터 |
표면적으로 베프지도는 앱/웹사이트 개발 프로젝트다. 하지만 더 깊은 의도는 사회가 가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에 있다. 지도 그리기에 참여함으로써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우리 사회가 ‘정상=비장애인’이란 편견을 건물과 도로 등 구조물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유지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임완수 대표에게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비장애인의 참여를 장려하는 것이다. “이건 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매핑을 통해 우리는 비장애인 시민들에게 남을 배려하며 소통하고 공감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처음 구글의 지원을 받을 때에는 이 프로젝트를 ‘세상을 바꾸는 지도 만들기’라고 했지만 지금은 ‘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라고 얘기합니다. 매핑 과정을 통해서 내가 바뀌고 내가 도움을 받는 거죠.”
커맵의 오프라인 캠페인들은 베프지도에 필요한 데이터를 구축할 뿐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개선을 장려한다. 단체가 설립된 2013년부터 누적 385개의 행사 및 캠페인, 8,000여 명의 참여자를 통해 커뮤니티 매핑을 실행했고, 지난 2년 동안에는 53개의 장애인 접근성 행사 및 캠페인을 주최했다. 총 2,4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커뮤니티매핑 행사에는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걸어다니며 지도에 기록하고 사진을 찍는다. ‘이 식당은 휠체어가 오를 수 없는 계단이 있다’ ‘이 화장실은 장애인 접근성이 좋다’ ‘장애인 출입이 된다는 이 화장실은 문이 잠겨 있다’ 등을 기록하며 평소 눈여겨 보지 않고 지나치는 거리 구석구석을 탐험한다.
2018년 7월 베프지도 캠페인에 참여한 서울 시민들 Ⓒ커뮤니티매핑센터 |
커맵의 주요 매핑 참여 대상자 중 하나는 학생이다. 임 대표는 “남을 배려하는 매핑 과정들을 학교 커리큘럼에 계속 넣는 게 꿈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미 일부 교과서에도 실렸다(예: 4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 ‘안전지도 만들기’). 커맵은 설립 이래 총 69개의 학교와 협력해왔고, 이 중 29개교와 장애인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6년 서울 관악중학교에서 진행된 커뮤니티 매핑에 참여한 한 학생은 후기에 이렇게 적었다: “나에게 커뮤니티 매핑이란 ‘배려’다. 우리들의 편의와 장애인분들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서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오늘 나는 장애인분들을 위해 곳곳을 돌아다녔는데,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언제 장애인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게 꼭 필요한 것 같다.”
커맵은 2018 평창 패럴림픽 때 개최지 근처의 장애인들에게 ‘편의 시설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국민대학교 자원봉사자 학생 100여 명과 함께 진행한 이 서비스는 학생들이 강원도에서 조사한 3,500여 개의 데이터에 사진을 추가하고 강릉, 정선, 평창 지역 1,000여 개의 장애인 편의 시설 등을 검사한 후 제작되었다.
지난 2년간의 성과에 대해 임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구글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큰 영향력을 가지지 못했을 거예요. 물론 구글 임팩트 챌린지 지원금을 받든 안 받든 계속 했을 거예요. 하지만 베프지도가 나오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렸을 거예요.”
지도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의 후기. Ⓒ커뮤니티매핑센터 |
수치로 보는 베프지도의 영향력은 아직 작아 보인다. 다운로드 수는 약 3,500회이고 매핑에 참여한 사람은 3,000여 명이다. 축적된 데이터는 36,157건이다(2018년 12월 기준). 커맵은 지난 몇 개월간 끊임없는 시행착오와 사용자 피드백을 수렴해 플랫폼을 개선하였다. 이제 비교적 안정화된 베프지도에 대한 홍보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어려운 부분이 뭐냐 하면, 사람들은 ‘장애인 접근성,’ ‘약자를 돕자’ 등과 같은 말은 하지만 실천은 잘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냥 ‘장애인을 도웁시다. 당신의 10초가 장애인들에게는 2시간이 절약됩니다’ 이런 말로는 안 통하는 거예요.” 앞으로 베프지도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매핑에 참여하게끔 효과적인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핑 과정을 게임으로 만든다든지, 도토리를 준다든지. 가급적이면 사람들이 쉽고 편안하게 쓸 수 있게 만들어야죠. 베프지도는 많이 쓰면 쓸수록 피드백이 많이 되잖아요.”
그 외 남은 과제는 데이터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면서 플랫폼을 순조롭게 운영하는 일이다. “베프지도는 구글의 지원을 받아 지금까지 이렇게 진행했는데, 지원금이 끊긴 후 서버 운영과 유지 보수에 대한 것이 걱정됩니다. 지속적으로 베프지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탄탄한 운영 모델을 준비하는 것이 우리 계획입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지리 정보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온 임완수 대표는 커뮤니티 매핑계의 베테랑이다. 미국에서도 1994년부터 VERTICES라는 커뮤니티 매핑 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불어닥쳐 당시 뉴욕과 뉴저지 일대에 기름 대란이 벌어졌을 때, 그는 학생들과 함께 커뮤니티 매핑으로 만든 지도를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했는데 거기에는 지역의 주유소 정보가 들어 있었다.
매일 5시경 미국에서 대학교 업무가 끝나면 그는 저녁부터 커맵 팀과 화상회의를 시작으로 새벽 1시경까지 ‘한국 일’을 한다. 고된 일상에 대한 얘기를 들은 후 커뮤니티매핑센터를 시작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곧바로 이렇게 대답한다. “Everyday 하죠. 애 키우는 거랑 비슷해요. 힘들잖아요. 내가 ‘이 애를 도대체 왜 낳았나.’라는 고민을 하면서도 보람을 느끼는 거죠. 앞으로도 커뮤니티 매핑을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고, 그들이 지역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 것, 그리고 그들이 지역을 실제로 바꾸게 하는 게 제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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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 Mapping Center: Creating Maps to Change Myself
Google Impact Challenge: BF.ZIDO, accessibility for people with disabilities
<At a glance>
- Project : BF.ZIDO
- In a nutshell : Creating an app/website based on participatory mapping, to share a database of public spaces that are accessible to people with disabilities
- Impact in numbers : Approximately 36,000 data recorded in BF.ZIDO, over 3,500 app downloads, around 3,000 mapping participants
- Keywords : #BarrierFreeMaps #BFZIDO #CommunityMappingCenter
- Related link : bfzido.com
On a Friday morning around 11 a.m, six CMC employees sit around a large computer screen to video chat with their CEO and founder, Wansoo Im. It’s still 8 p.m Thursday in Nashville, Tennessee, where Im resides. “We chat like this everyday,” he says. “Once you get used to it, it’s as if I’m there in person. The only thing is, I can’t eat the fruits on their table.” Im has been living in the U.S. for the past 30 years, working full-time as associate professor at Meharry Medical College. In the evenings, he does the “Korea work” for CMC. Once every two months or so, he returns to South Korea to meet the team in person.
Citizens recording public spaces on BF.Zido in the city of Daegu in 2018.
ⒸCommunity Mapping Center
Seoulites participating in a BF.ZIDO mapping campaign in July 2018.
ⒸCommunity Mapping Center
작성자: 구글코리아 블로그 운영팀
ⒸCommunity Mapping Center |
Today’s meeting revolves around promotional strategies for BF.ZIDO, a newly developed platform made possible by winning the Google Impact Challenge (GIC) in 2016. BF.ZIDO is literally a ‘barrier-free map,’ aiming to ease the difficulties in mobility for elderly citizens and people with disabilities. The app/website, launched in May 2018, utilizes user mapping data to create a database of which public spaces are convenient for use.
“Our software is stable now, so we need to start promoting the platform more actively,” says director Jaechun Noh at the meeting. “We need to develop strategies that can encourage everyone to participate in the mapping.” Together, the team discusses different strategies (a promotional video? Digestible social media posters?) as well as target audiences (religious orgs? Groups related to disability rights?). And of course, eating the fruits without Im.
Community Mapping Center is one of the four winning teams of GIC 2016. It won the grand prize of 500 million won (around $450,000), which gave an enormous boost to CMC’s pre-existing mission of mapping for people with disabilities. Disability mapping, which CMC has done since its foundation in 2013, is one of the nonprofit’s most central and longest running projects. “We started CMC because we wanted better welfare for citizens with disabilities, and this is something we have always been doing,” says Im. “Thanks to Google funding, BF.ZIDO was born. Prior to GIC, our community mapping efforts had been rather scattered; now, we can gather all the data in one place, on BF.ZIDO.”
Citizens recording public spaces on BF.Zido in the city of Daegu in 2018.
ⒸCommunity Mapping Center
Even when a mapping project wasn’t explicitly about disability rights, Im made efforts to incorporate the cause into other projects. For example, before CMC was formally established as a nonprofit, Im was collaborating with an elementary school in Seoul in 2012 to map students’ neighborhood. He consciously included data values about public accessibility for disabled people. Experiences like these became important fodder for CMC’s plans to develop BF.ZIDO.
On the surface, BF.ZIDO is a project to develop an app and a website. But the deeper purpose is about changing the way South Korean society perceives and experiences disability. In pushing citizens to participate in the mapping process, the project connects people with and without disabilities, while showing how society’s prejudices about ‘Normal=No Disability’ are structurally embedded within our buildings, roads and other infrastructure.
To Im, one of the most important goals of BF.ZIDO is the participation of people without disabilities. “Mapping allows people to be more considerate of others and creates opportunities to communicate with them. When we first applied for the Google challenge in 2016, we called the BF.ZIDO project, ‘creating a map to change the world.’ But now we say this map will change the world and me. The mapper changes for the better too.”
CMC’s offline campaigns have been vital to the online mapping process. Since the center was established, it has organized a total of 385 mapping events and campaigns, including around 8,000 participants. Among them, 53 campaigns were specifically for disability rights and accessibility to public spaces, with around 2,400 citizens. At a typical CMC mapping event, people with and without disabilities work together to map public spaces in their communities, taking pictures and making other observations, such as, ‘This restaurant has stairs that aren’t wheelchair accessible,’ ‘This bathroom is very convenient for people with disabilities,’ or ‘This public bathroom is supposed to be wheelchair accessible but is locked.’ Together the mappers explore various corners that are often passed without a second thought.
Seoulites participating in a BF.ZIDO mapping campaign in July 2018.
ⒸCommunity Mapping Center
One of the most important target audiences/participants of CMC’s mapping projects are students. “I want to continue to promote our mapping projects for school curricula, so students can learn to be considerate of others,” says Im. CMC projects have already been included in some textbooks, including a fourth grade social studies book about “Creating a Safety Map of Our Community.” Since its establishment, CMC has worked together with 69 schools nationwide; among them, 29 schools collaborated in specifically disability-related mapping projects.
A student in Seoul’s Gwanak Middle School wrote in 2016, after participating in community mapping: “To me, community mapping is about caring. We create our community together, for our own convenience and that of people with disabilities. Today I walked all over the place for people with disabilities. Anyone can become disabled one day. So it’s important to step in other people’s shoes.”
During the 2018 Paralympics in Pyeongchang, CMC provided a mapping service about the accessibility of public spaces near sports venues. Around 100 volunteers from Kookmin University helped record the map, which included around 3,500 data with pictures of 1,000 public spaces in Pyeongchang, Jeongseon and Gangneung.
Im reflects on the accomplishments of the past two years. “If not for Google, we wouldn’t have been this influential. Of course, we would have continued with our work whether we had received GIC funding or not. But it would have taken much longer for BF.ZIDO to see the light.”
A citizen’s feedback after participating in a mapping campaign: “Community mapping is about changing the way you think.” ⒸCommunity Mapping Center
In numbers, BF.ZIDO’s influence still appears small. The app has been downloaded around 3,500 times, with around 3,000 users participating in the mapping process. Over 36,000 data have been collected as of December 2018. After its launch in mid-2018, CMC has continuously refined the platform through user feedback, trial and error. Now that BF.ZIDO operates more stably, the team wants to start promoting it to the world.
“The hard part is, people talk well enough about ‘accessibility for people with disabilities’ and ‘helping the marginalized.’ But they aren’t as good at putting those words to action,” says Im. “If we promote BF.ZIDO with just the usual, ‘Help disabled people. Your ten seconds can save two hours of their time,’ it won’t work.” The team’s biggest challenge is to provide effective motivations for users to participate in BF.ZIDO mapping. “For example, we can turn the mapping process into a game. We can offer users points. The platform needs to be easy to use.”
The remaining tasks include continuously updating the mapping data and operating the platform smoothly. “BF.ZIDO was possible thanks to Google. But now that we’re running out of the funding, we’re worried about the costs of maintenance and how to keep the server going. Our plan is to devise a strong business model so BF.ZIDO can continue.”
Wansoo Im is a veteran in the world of community mapping. He has studied the Geographical Information System since the late 1980s and has been running a community mapping center called VERTICES in the U.S. since 1994. In 2012, when Hurricane Sandy led to a gas shortage in New York and New Jersey, Im created a crowdsourced map with his students to locate open gas stations.
Everyday Im works at his university until 5 p.m and everyday he starts his CMC work in the evening, early into the morning. After hearing his work schedule, I ask him if he has ever regretted starting Community Mapping Center. “Everyday,” he answers immediately.
“It’s like raising a kid. It’s tough. You wonder, ‘Why the heck did I create this human,’ but you also feel immensely rewarded. I continue to dream of connecting people through community mapping and giving them the confidence that they can change their societies -- so that they actually w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