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5일 금요일

접근성: 우리 모두를 포용하는 기술에 대해 고민합니다

안녕하세요, 구글코리아 이은아입니다. 저는 구글코리아에서 “모두를 향한 구글 접근성 모임”(GATE: Google Accessibility To Everyone)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많은 구글 직원들이 ‘구글에서 일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 중 하나로 ‘우리가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모두에게 사랑받을 때' 를 꼽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모두'란 말 그대로 모두입니다! 구글은 인종과 성별 뿐 아니라 심지어 인터넷 속도와 휴대폰의 성능에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든 어떤 상황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자는 신념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계보건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숫자로 보면 10억명, 비율로 보면 전세계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장애를 겪는 사람들’ 역시 ‘모두'에 포함된다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구글 검색' 등의 단일 제품부터 ‘안드로이드'로 대표할 수 있는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보는것과 듣는것에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들도 구글 서비스의 전반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검색팀에서 영화 검색의 프론트엔드를 담당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박재훈'님과, 플레이팀에서 주요 개발사를 대상으로 테크니컬 솔루션 컨설팅을 진행하시는 ‘김민구'님입니다. (이하 님 생략)
이 두분이 지난 6월 25일 네이버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제7회 널리 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하여 웹과 앱 분야의 접근성에 대한 이모저모를 소개하였습니다. 아래는 두분과의 일문일답입니다.
 
Q. ‘접근성’이란 두분께 어떤 의미인가요?
박재훈: 접근성(Accessibility)은 구글의 미션(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에도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그만큼 구글의 핵심 가치와 맞닿아 있고, 구글 제품이 지향하는 점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민구: 제가 처음으로 접근성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인데요, 아이를 데리고 유모차와 함께 이동하다보면 겪는 불편함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 분들을 위해 만들어진 경사로를 보면서 ‘접근성이란 결국 신체 장애의 유무를 떠나서, 누구에게든 각자 처한 상황을 개선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이번에 ‘널리 세미나'에 연사로 참여하시게 되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김민구: 저는 올해 초에 배달의 민족, 멜론, 지마켓, 직방 등의 앱 개발사에게 안드로이드 접근성 기능을 활용한 ‘접근성 컨설팅'을 제공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때 네이버 접근성팀도 뵙게 되었고, ‘널리 세미나'에 참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품은 다르지만 양사 모두 제품을 통해 ‘접근성'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고,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검색 서비스인 네이버가 접근성에 관심 갖고 오랫동안 꾸준히 노력해오고 있었다는 것은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 큰 감사함을 느끼며 무대에 섰습니다.
박재훈: 저도 민구님의 컨설팅 현장을 참관했었습니다.(웃음) 접근성이 제 업무의 일부분이기도 하고, 접근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회사의 노력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취지에 공감하여서, 연사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또 이번 널리 세미나의 소제목이 ‘AI & Accessibility with Education’이었는데요, 저는 Develop with Google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대학생 대상 소프트웨어 캠프 프로그램에서 작년부터 ‘접근성’ 주제를 맡아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내용도 발표에 포함하여 소개해 드릴 수 있었습니다. 무려 삼백명 앞에서 제 경력의 첫 외부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되었네요.
 
Q. ‘널리 세미나'에 두분 세션을 비롯해 총 여덟 개의 세션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세션이 있었나요?
박재훈: 저는 네이버의 ‘비슷하지만 다른 웹과 모바일 접근성' 이라는 세션이 가장먼저 떠오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뿐 아니라 디자인 측면에서도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유용한 팁들을 많이 남겨 주셨어요. 그리고 청각장애인이 운행하는 ‘고요한택시'를 기획, 운영하는 스타트업 ‘코액터스'의 사례도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언젠가 꼭 고요한택시를 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접근성을 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든다는 ‘코액터스'의 목표가 마음을 울렸습니다.
김민구: ‘접근성은 별책부록' 이라는 세션을 관심있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크린리더 사용자를 위한 PDF및 PPT문서 접근성 적용하기' 세션도요. 두 세션 다 실제 시각장애인이 직접 발표를 하셨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특히 ‘스크린리더 사용자를 위한 PDF및 PPT문서 접근성 적용하기'를 발표해 주신 엔비전스 김형섭님이 화면을 직접 공유하시면서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PPT, PDF문서를 편집하는지를 보여주셨는데, 이 내용을 통해 정말로 접근성이라는게 이래서 필요하구나, 이렇게 구현되는구나, 하는 점을 생생하게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접근성은 별책부록' 세션에서는, 결제 분야의 접근성이 왜 필요한지 유머러스하게 풀어 주셨지만, 궁극적으로는 개선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제 업무와도 연결점이 있었습니다.
박재훈: 맞습니다. 보안키패드 기능이 어떤면에서는 스크린리더의 취지와 맞지 않아요. 저 역시 이 점 때문에 보안키패드가 등장하는 서비스에서는 어떻게 접근성을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었고 ‘접근성은 별책부록' 세션에서 비슷한 사례를 공유해 주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Q. ‘널리 세미나'에서는 미처 말씀하시지 못했지만, ‘접근성'이라는 주제에 대해 꼭 하시고자 하셨던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김민구: 접근성 개선 관련된 컨설팅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실제 이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은 소수이기 때문에, 우선 순위를 배정할 때 고민이 많이 된다' 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저는 접근성 개선이 결코 ‘소수'를 위한 활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접근성 개선은 모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갑니다. 예를 들어 ‘라이브 트랜스크라이브' 앱은 인터뷰를 전사하는 학자분들 혹은 기자분들께도 도움이 되고, 명암대비/색 대비를 고려하는 접근성 원칙은 조명이 어두운 차안에서 스마트폰을 볼 때 유용합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접근성 향상은 모두를 위한 제품 개선 활동이라는 점을 좀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습니다.
박재훈: 올해 I/O에서 소개된 ‘프로젝트 유포니아'가 구글이 접근성에 어떠한 가치를 두는지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좋은 사례입니다. 민구님도 말씀해주신 ‘라이브 트랜스크라이브'는 구음장애와 청각장애로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 고안된 앱이고, 프로젝트 유포니아의 일부인데요, 어떠한 제품을 만들든 우리의 공통적인 목표는 ‘모두가 어떤 상황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핵심에 접근성을 두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접근성을 고려하여 제품을 만들다보면 모두에게 사랑받는 제품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고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민구님과 박재훈님도 구글의 “모두를 향한 접근성"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접근성의 목적과 방향성에 대해 IT산업 전반에서 더 많은 토론이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이러한 일련의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의 포용성과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널리 세미나' 연사자 분들과 함께
작성자: 구글코리아 이은아 (Communications and Public Affairs Man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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