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figurine is believed to date to the Lower Paleolithic period.

구글 아트 앤 컬처 팀에서는 더 새로운 경험을 창조해내고 모든 사람에게 예술이 선사하는 감동을 맛볼 수 있도록 예술가, 박물관, 큐레이터가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그 고민의 결과로 우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동시에 예술적 감성을 지닌 ‘크리에이티브 프로그래머(creative coder)’와 함께 손잡고 파리에 있는 구글 실험실에서 공동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성과를 발표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아래 보이는 작은 여자 조각상은 약 23만 3천 년 전 제작된 것으로 현재까지 발견된 예술 작품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전해집니다. 정밀 분석 결과를 토대로 고고학자들은 이 조각상이 인간의 손으로 빚어졌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바로 세계 최초의 예술가였던 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최초의 예술가는 부싯돌을 이용해서 조각상의 머리와 팔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태초부터 예술은 작품을 만들고 이를 공유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도구와 기술에 많은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회화 및 인쇄술에서의 혁신적인 발전, 사진 촬영술의 발명으로 인간은 창조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지게 되었고 이는 인류 문화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습니다. 예술은 다시 기술 혁신을 위한 영감을 불어넣고 기술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이런 관계는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This figurine is believed to date to the Lower Paleolithic period.
<현재까지 발견된 예술품 중 가장 오래된 것(약 23만 3천년 전)으로 추정되는
 화산분출물로 만들어진 3.5cm 크기의 여성 조각상>

구글 아트 앤 컬처 팀에서는 더 새로운 경험을 창조해내고 모든 사람에게 예술이 선사하는 감동을 맛볼 수 있도록 예술가, 박물관, 큐레이터가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그 고민의 결과로 우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동시에 예술적 감성을 지닌 ‘크리에이티브 프로그래머(creative coder)’와 함께 손잡고 파리에 있는 구글 실험실에서 공동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성과를 발표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구글 아트 앤 컬처 실험은 그동안 진행해 온 실험 프로젝트를 여러분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온라인 공간입니다.


이 실험 프로젝트를 통해 수십만 점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머신 러닝으로 감상의 즐거움은 한층 배가됩니다.  

  • 관계의 X단계 법칙: 지구 상의 모든 사람은 결국 몇 다리만 건너면 서로 아는 사람이 된다고 합니다.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에서처럼 말이죠. 그럼 이를 예술작품에 적용해보면 어떨까요? 크리에이티브 프로그래머 Mario Klingemann과 공동작업으로 탄생한 관계의 X단계 법칙에서 임의로 두 예술 작품을 선택해보세요. 그러면 러신 머닝 알고리즘이 유사한 예술 작품을 연쇄적으로 찾아내 이 둘을 이어주는 시각적 경로를 보여줍니다.  
  • t-SNE 맵: ‘풍경화’는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예술의 역사 자체를 하나의 풍경으로 볼 수 있으면 어떨까요? 이 실험에서는 수 세기에 걸친 수십만 점의 예술 작품이 하나의 드넓은 3D 공간에 정리되어 있어 자유롭게 탐색하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가 보기에 작품 간 유사성이 높을수록 지도상의 위치도 가깝게 표시됩니다. 이 실험은 디지털 상호작용 예술가 Cyril Diagne과의 공동작업으로 탄생했습니다.     
  • 태그: 그림 한 장은 수천 마디의 말과 맞먹습니다. 태그 실험에서는 컴퓨터가 작품을 보고 작품에서 본 것을 태그로 담았습니다. 헤어스타일에서 평온, 행복 등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태그로 전 세계 예술 작품을 감상해볼 수 있습니다.  

<'관계의 X단계 법칙' - 임의로 두 작품을 선택하면 머신 러닝 알고리즘이 유사 작품을 연쇄적으로 보여주며 이 둘을 이어주는 시각적 경로를 찾아냄>

구글은 문화계, 특히 크리에이티브 프로그래머 사이에서 머신 러닝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게 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티브 프로그래머, 그리고 이제 막 입문을 하신 분들 모두 크리에이티브 실험실에서 만든 새로운 AI 실험 웹사이트를 방문해 더 새로운 영감과 필요한 도구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Damien Henry,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테크니컬 프로그램 매니저 

https://goo.gl/tj9uYf https://goo.gl/sIiXXj



Dugong - Peter Shanks.jpg
출처: Peter Shanks (선명도 조정됨)
작성자: Josh Gordon, 디벨로퍼 애드보킷
https://www.flickr.com/photos/botheredbybees/10082596173/in/photolist-gmXWz4-6RiBqE-dbF8qj-dbF8eG-8H3UZS-G65jz-vCemL4-vSpwaN-5Cm4K-7cFNEb-7x7PP4-7EnDwa-4ZWM5Y-7xbC7U-6wzUc8-6vQ2V-dbF6wi-8itCwR-rxsADk-qSV8Y1-5MZZb-6YZUWw-5in8wk-5ina1U-5ihZyr-5iibxX-5injFm-6eFME6-5irmL7-7r6eDL-4Cshex-6GZgnG-6GFBAd-7CCz69-dvmU1M-f5W3bU-gmXUN8-7CyLZ2-dbDYhV-aDmeVD-6F8SyE-dbDYc8-8X5D6b-dbFaxm-emc6z-7CCAx5-6F4J3v-5Xpene-6F8SmN-emc8ihttps://drive.google.com/file/d/0B0LaOaBKG0OQZTRUZDZrT2N4aFE/viewhttps://drive.google.com/file/d/0B0LaOaBKG0OQTDkyWXFwSXNLYm8/view


Dugong - Peter Shanks.jpg
출처: Peter Shanks (선명도 조정됨)
이렇게 예쁜 바다소가 어망에 잡힌다거나 해안지대 개발로 살 곳을 잃는다는 걸 상상해보세요. 안타깝게도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 해양 포유동물에게 닥친 현실입니다. 아주 긴급한 상황입니다. 현재 바다소는 멸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 귀여운 동물은 추적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개체 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개체 보호 활동에 있어 핵심적인 작업입니다.  이 작업을 위해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이 사용해 온 방법은 며칠 동안 소형 비행기를 타고 바다소 무리를 추적하는 것이었습니다. 비용도 높을 뿐만 아니라 위험이 따르는 일이었습니다. 머독대학교(Murdoch University)의 Amanda Hodgson 박사는 드론을 이용해 바다의 항공 사진을 찍는 방법으로 이를 개선하고자 했습니다. 이 방법으로 원거리에서 항공 사진을 수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새로운 문제가 생겼습니다. 4만 5천 장의 사진에서 바다소를 어떻게 찾고 구별해 낼 수 있을까요?    

직접 한번 아래 이미지에서 바다소를 찾아보세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높은 해상도로 보실 수 있습니다>

잘 안 보이시나요? 힌트를 드릴게요. 사진 왼쪽 하단부 중간쯤에서 찾아보세요. 이제 보이시나요? 네, 바로 그 손톱보다 더 작은 회색 조각이 바다소입니다. 아직도 못 찾으셨다면 아래 이미지를 보시면 바다소가 동그라미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높은 해상도로 보실 수 있습니다>


수만 장의 이미지에서 일일이 이 작업을 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연구 진행이 엄청나게 느려질 것이고 다른 지역 또는 다른 바다 동물 종으로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Hodgson 박사팀은 머신 러닝의 힘을 빌려보기로 했습니다. 퀸즐랜드공과대학교 (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의 컴퓨터 과학자 Frederic Maire 박사와 손잡고 텐서플로우(정확히 1년 전 출시된 무료 오픈소스 머신 러닝 플랫폼)를 사용해 수만 장의 항공 사진에서 바다소를 자동으로 식별해내는 방법을 학습할 수 있는 탐지기를 만들었습니다. 구글 포토에서 특정 강아지 종류, 일몰 등 특정 개체의 사진을 검색할 수 있게 해주는 동일한 이미지 인식 기술이지만 이와 같은 과학 연구를 위해 특화되어 설계된 것입니다.      

결과는 고무적입니다. 초기 탐지기 버전은 이미지에서 수작업으로 찾아낸 바다소의 80%를 식별해내었고, 점차 성능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 방법은 바다소뿐만 아니라 혹등고래, 특정 돌고래 등 다른 해양 포유동물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런 멸종 위기 동물들에 대해 대규모로 개체 수 추적을 할 수 있게 되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큰 진전이 있을 것입니다. 인간 활동이 멸종 위험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서식지 보호가 가장 시급한 곳은 어디인지 등 필요한 정보를 더 정확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머신 러닝은 소중한 바다소를 구하는 데 이렇게 작지만 의미 있는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작성자: Josh Gordon, 디벨로퍼 애드보킷
https://www.flickr.com/photos/botheredbybees/10082596173/in/photolist-gmXWz4-6RiBqE-dbF8qj-dbF8eG-8H3UZS-G65jz-vCemL4-vSpwaN-5Cm4K-7cFNEb-7x7PP4-7EnDwa-4ZWM5Y-7xbC7U-6wzUc8-6vQ2V-dbF6wi-8itCwR-rxsADk-qSV8Y1-5MZZb-6YZUWw-5in8wk-5ina1U-5ihZyr-5iibxX-5injFm-6eFME6-5irmL7-7r6eDL-4Cshex-6GZgnG-6GFBAd-7CCz69-dvmU1M-f5W3bU-gmXUN8-7CyLZ2-dbDYhV-aDmeVD-6F8SyE-dbDYc8-8X5D6b-dbFaxm-emc6z-7CCAx5-6F4J3v-5Xpene-6F8SmN-emc8ihttps://drive.google.com/file/d/0B0LaOaBKG0OQZTRUZDZrT2N4aFE/viewhttps://drive.google.com/file/d/0B0LaOaBKG0OQTDkyWXFwSXNLYm8/view

바둑은 단지 게임이 아닙니다. 바둑은 전문 바둑 기사, 분석가, 팬이 함께하는 살아 숨 쉬는 문화입니다. 지난 10일간 서울에서 우리는 흥미진진한 세기의 바둑 대결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무려 18개의 세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전설적인 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이는 인공지능이 그동안 얼마나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거리에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지켜보고 있는 서울 시민들 (3월 13일)

바둑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게임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5회에 걸친 대국은 전 세계적으로 예상보다 훨씬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는 바둑 규칙과 바둑판에 대한 검색이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중국에서는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실시간 중계를 시청했고 ‘인간 대 기계의 바둑 최종 대결’이라는 해시태그가 시나 웨이보(Sina Weibo)에서 2억 건의 페이지 뷰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바둑판 판매가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알파고의 목표는 단지 바둑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2010년 설립된 딥마인드의 목표는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다목적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기후변화, 질병 진단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활용하는 것입니다.

과거 많은 연구자들이 그래 왔듯이, 구글 딥마인드에서도 게임을 통해 알고리즘을 개발 및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가 지난 1월 처음 공개한 알파고 딥 러닝 강화 학습을 활용해 인류 역사상 가장 복잡한 보드게임으로 불리는 바둑에서 전문 기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최초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입니다. 알파고의 마지막 과제는 지난 10년간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로 인정받은 이세돌 9단과 대결을 펼치는 것이었습니다.

대국 결과는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알파고가 5회 대국 중 4회에서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언론에서는 알파고가 전례 없는, 창의적인, 심지어 아름다운 수를 많이 놓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데이터에 따르면, 2회 대국에서 알파고가 과감하게 둔 37번째 수는 인간 바둑 기사가 둘 수 있는 확률이 1만 분의 1이었습니다. 한편 이세돌 9단은 4회 대국에서 역시 인간의 경우 1만 분의 1의 확률로 둘 수 있는 78번째 수를 비롯하여 획기적인 수를 여럿 선보였고, 결국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4:1의 매치 스코어를 기록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는 이번 대국 상금 1백만 달러를 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을 후원하는 기관들 및 유니세프에 기부할 예정입니다.

알파고는 이번 바둑 대결을 통해 2가지 중요한 교훈을 주었습니다. 먼저, 이번 대결은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알파고는 바둑판을 ‘전체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인간은 배운 적도 없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수를 찾아내는 능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알파고와 같은 기술을 다른 분야에 응용하면 인간이 발견할 수 없는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다음으로, 이번 대국은 주로 ‘인간 대 기계’의 대결로 묘사되었지만, 사실 알파고 역시 인간의 노력이 이뤄낸 산물입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서로 경쟁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 기회, 해결책을 생각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바이며, 장기적으로 인류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바둑과 관련해 ‘이겼다고 자만하면 운이 다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을 발전시켜 나감에 있어 이 말을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이뤄 낸 것은 아주 중요하지만, 그러나 여전히 작은 발걸음 하나에 불과합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최첨단 딥러닝 및 강화 학습 기술은 강력한 바둑 및 아타리(Atari) 게임 플레이어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심층 신경망은 이미 구글 내에서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검색 순위 결정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계가 인간처럼 다양한 지적 과제들을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으려면, 즉 진정한 인공 일반 지능을 구현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이세돌 9단이 사인한 바둑판을 들고 있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이세돌 9단

저희는 이번 대결을 통해 알파고의 한계를 테스트하고 싶었습니다. 이세돌 9단은 천재 바둑 기사라는 타이틀에 맞게 놀라운 대국을 보여주었고, 저희팀은 향후 몇 주간 이번 대국 결과를 상세히 분석할 예정입니다. 알파고에서 사용된 머신러닝 기법은 범용으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이 기술의 일부를 다른 도전 과제에도 활용하고 싶습니다. 알파고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이 포스팅은 구글 아태지역 공식 블로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https://googleblog.blogspot.kr/2016/03/what-we-learned-in-seoul-with-alphago.html)


작성자: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구글 딥마인드 CEO 겸 공동창립자

바둑은 단지 게임이 아닙니다. 바둑은 전문 바둑 기사, 분석가, 팬이 함께하는 살아 숨 쉬는 문화입니다. 지난 10일간 서울에서 우리는 흥미진진한 세기의 바둑 대결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무려 18개의 세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전설적인 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이는 인공지능이 그동안 얼마나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거리에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지켜보고 있는 서울 시민들 (3월 13일)

바둑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게임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5회에 걸친 대국은 전 세계적으로 예상보다 훨씬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는 바둑 규칙과 바둑판에 대한 검색이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중국에서는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실시간 중계를 시청했고 ‘인간 대 기계의 바둑 최종 대결’이라는 해시태그가 시나 웨이보(Sina Weibo)에서 2억 건의 페이지 뷰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바둑판 판매가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알파고의 목표는 단지 바둑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2010년 설립된 딥마인드의 목표는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다목적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기후변화, 질병 진단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활용하는 것입니다.

과거 많은 연구자들이 그래 왔듯이, 구글 딥마인드에서도 게임을 통해 알고리즘을 개발 및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가 지난 1월 처음 공개한 알파고 딥 러닝 강화 학습을 활용해 인류 역사상 가장 복잡한 보드게임으로 불리는 바둑에서 전문 기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최초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입니다. 알파고의 마지막 과제는 지난 10년간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로 인정받은 이세돌 9단과 대결을 펼치는 것이었습니다.

대국 결과는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알파고가 5회 대국 중 4회에서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언론에서는 알파고가 전례 없는, 창의적인, 심지어 아름다운 수를 많이 놓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데이터에 따르면, 2회 대국에서 알파고가 과감하게 둔 37번째 수는 인간 바둑 기사가 둘 수 있는 확률이 1만 분의 1이었습니다. 한편 이세돌 9단은 4회 대국에서 역시 인간의 경우 1만 분의 1의 확률로 둘 수 있는 78번째 수를 비롯하여 획기적인 수를 여럿 선보였고, 결국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4:1의 매치 스코어를 기록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는 이번 대국 상금 1백만 달러를 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을 후원하는 기관들 및 유니세프에 기부할 예정입니다.

알파고는 이번 바둑 대결을 통해 2가지 중요한 교훈을 주었습니다. 먼저, 이번 대결은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알파고는 바둑판을 ‘전체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인간은 배운 적도 없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수를 찾아내는 능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알파고와 같은 기술을 다른 분야에 응용하면 인간이 발견할 수 없는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다음으로, 이번 대국은 주로 ‘인간 대 기계’의 대결로 묘사되었지만, 사실 알파고 역시 인간의 노력이 이뤄낸 산물입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서로 경쟁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 기회, 해결책을 생각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바이며, 장기적으로 인류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바둑과 관련해 ‘이겼다고 자만하면 운이 다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을 발전시켜 나감에 있어 이 말을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이뤄 낸 것은 아주 중요하지만, 그러나 여전히 작은 발걸음 하나에 불과합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최첨단 딥러닝 및 강화 학습 기술은 강력한 바둑 및 아타리(Atari) 게임 플레이어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심층 신경망은 이미 구글 내에서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검색 순위 결정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계가 인간처럼 다양한 지적 과제들을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으려면, 즉 진정한 인공 일반 지능을 구현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이세돌 9단이 사인한 바둑판을 들고 있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이세돌 9단

저희는 이번 대결을 통해 알파고의 한계를 테스트하고 싶었습니다. 이세돌 9단은 천재 바둑 기사라는 타이틀에 맞게 놀라운 대국을 보여주었고, 저희팀은 향후 몇 주간 이번 대국 결과를 상세히 분석할 예정입니다. 알파고에서 사용된 머신러닝 기법은 범용으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이 기술의 일부를 다른 도전 과제에도 활용하고 싶습니다. 알파고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이 포스팅은 구글 아태지역 공식 블로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https://googleblog.blogspot.kr/2016/03/what-we-learned-in-seoul-with-alphago.html)


작성자: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구글 딥마인드 CEO 겸 공동창립자


작성자: 선다 피차이, 구글 CEO
몇 년 전만 해도 시끌벅적한 거리를 걸으며 구글 앱에서 음성 작업을 하거나 구글 번역을 사용하여 러시아어로 된 간판을 읽거나 구글 포토에서 강아지 사진을 바로 검색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구글 앱이 그렇게 스마트하지는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불과 지난 몇 년간 구글 앱은 훨씬 스마트해졌습니다. 이제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기술 덕분에 위에서 언급한 작업과 그 외의 다양한 일들을 손쉽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머신 러닝을 통한 발전 기회는 무궁무진합니다.

이에 구글에서는 ‘텐서플로(TensorFlow)’라고 하는 새로운 머신 러닝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텐서플로는 기존 시스템에 비해 더 빠르고 스마트하면서도 유연하여 새로운 제품 및 연구에 더욱 손쉽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확장성이 좋은 기계학습 시스템으로 비단 스마트폰에서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수천 개 컴퓨터에서도 작동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구글 앱의 음성 인식, 인박스(Inbox)의 스마트 답장, 구글 포토의 검색 기능 등 다양한 부분에 텐서플로를 사용합니다. 텐서플로는 구글의 1세대 시스템 대비 최대 5배 빠른 속도로 신경망을 구축하고 훈련시킬 수 있어 제품을 훨씬 빠르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텐서플로로 할 수 있는 작업들을 직접 실험해보면서 구글에서만 사용하기에는 아까운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텐서플로로 가능한 작업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죠. 따라서 구글은 텐서플로 오픈소스를 공개합니다. 머신 러닝 분야 연구원, 엔지니어 또는 이 분야에 취미를 가진 사용자라면 누구나 연구 논문이 아닌 실제 작업 코드를 통해 더욱 빠르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머신 러닝 분야의 연구를 활성화하고, 결과적으로 모든 사용자를 위한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텐서플로는 머신 러닝 이외의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에서부터 ‘천문학 데이터 고속 처리’에 이르기까지 매우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머신 러닝은 아직 발전 초기 단계에 있는 분야로, 오늘날 컴퓨터는 공룡 이름을 몇 개 본 후 이름을 기억하거나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라는 문장이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등 어린 아이도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아직 해내지 못합니다. 이렇듯 머신 러닝은 향후 발전의 여지가 큰 분야입니다. 텐서플로가 좋은 시작점이 되었으니, 앞으로 더욱 큰 발전을 기대해 봅니다.

작성자: 선다 피차이, 구글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