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1년 9월 29일 목요일

안녕하세요, 지난 9월 22일 진행된 안드로이드 개발자 랩이 국내 개발자들의 환호속에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실제로 개발자랩에 참여하신 개발자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해서 안드로이드펍 운영자이신 회색님께 후기를 부탁드렸는데요,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현장 분위기가 궁금하셨던 분들을 위해 후기를 공유해 드립니다~ 


2007년 12월 안드로이드가 처음 발표될 당시부터 앱 개발을 하고 1회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자 대회에서 입상하며 꾸준히 국내에서 안드로이드 개발자 관련 활동했지만 한국인 개발자로서 느끼는 소외감이 있었다. 2009년 한국에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되고 다른 어느 나라보다 안드로이드 개발에 대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구글의 2009년 개발자 행사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정보에 목말라 커뮤니티를 만들고 개발자들과 같이 자체 컨퍼런스를 하면서 개발을 하던 중 2010년 10월 드디어 한국에서 구글에서 주최하는 첫번째 안드로이드 개발자 랩이 열렸다. 드디어 구글이 드디어 한국 개발자들의 열기에 화답하는 구나라고 생각하며 환호했고 이번에 그 두번째 2011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자 랩이 9월 22일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렸다.

올해는 안드로이드 앱개발과 강의 등 일에 치여 사느라 커뮤니티에서 앱개발자들 오프라인 모임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는데 구글의 2011 안드로이드 개발자랩 소식이 들렸다. 안드로이드 컨퍼런스에 매우 목말라있던 상태였고 다른 개발자들의 소식도 궁금하던 차였기에 목차도 살펴보지 않고 일단 등록을 했고 초대 메일을 받았다. 주변에서 신청을 했는데 선정이 안되었다는 개발자들도 많이 있었다. 경쟁율이 꽤 높았구나 라고 생각하며 22일 당일이 되어 행사장에 도착을 했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노트북을 놓고 여유롭게 앉을 수 있도록 자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신청에 따라 선발된 사람들이 온 것이니만큼 자리는 가득 차 있었고 평소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알고지내던 낯익은 개발자분들이 여기저기 눈에 뛰었다. 이미 허니콤 앱 개발을 해서 기술적으로 충분히 잘 알고 계시는 개발자도 눈에 뛰었다. 세션 내용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안드로이드 앱개발자들의 컨퍼런스에 참가함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허니콤 특징, 프로그래밍 팁스, 전화와 태블릿 UI 등의 강의 세션이 지나갔다. 짧은 시간 때문인지 강의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이미 안드로이드의 개발에 익숙한 개발자들에게 어렵지 않게 허니콤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허니콤은 이미 발표된지 시간히 흘렀고 구글 I/O에서 진행된 허니콤 세미나 영상들도 유튜브에 올라와있기에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 안드로이드 앱 개발은 최신 버전의 발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충분히 단말들이 시장에 자리잡은후 하게 되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새로운 버전으로의 이동은 버전 발표후 6개월에서 1년후가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아직 본격적으로 허니콤 API를 이용하는 개발자들이 많지는 않기에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어도 실제 개발에는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당장 눈앞의 일에 치이다보면 지금 쓰지 않는 API에 대한 공부나 학습에 신경을 쓰기 어렵기 마련이기에 이번 안드로이드 개발자랩 처럼 새로운 버전, 새로운 기능들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새로운 버전 발표후에 충분한 기간동안 제공될 필요성이 있다. 국내에 갤럭시탭이 출시되며 허니콤 개발에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개발자들에게는 이런 세미나는 매우 소중한 기회다. 허니콤의 경우 사용자 측면에서 새로운 기능이 아닐지라도 개발자 측면에서 보면 여러가지로 기존 작업을 단순화시켜줄수 있고 구조적으로 개선된 앱을 만들게 해주는 API들이 많이 추가되었다. 3.0 API를 보며 구글에서 많은 개발자들을 투입해서 질을 향상시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개발자들은 새로운 API가 생겼다고해도 쉽게 눈치채기가 힘들고 기존 API 방식의 개발에 머물러 있기 마련이기에 새로운 API들을 활용할수 있도록 좀더 상세하고 친절하게 짚어주었더라면 더 좋았을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많지 않아 빠르게 넘어간 부분들은 조금 아쉬웠다.

아침도 거르면서 참석한 행사였기에 1시로 잡혀있는 점심식사를 기다리는데 힘이 들었다. 자리에 앉아서 받은 점심식사로 나온 도시락의 질은 매우 높았다. 호텔의 세미나룸에 넉넉한 자리에 노트북을 두고 앉아 좋은 점심식사를 먹으니 구글이 정말 개발자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좋은 장소에서 밥한번 배불리 먹고나서 그런 고마운 마음이 든다는게 근무 환경이나 대우가 그다지 좋지 않은 국내 개발자들의 현실이라는 생각도 잠시 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잘왔다는 생각을 하면서 일단 강연 세션은 끝이 났으니 못다한 개발일을 하러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왠걸 갑자기 오후 코드랩시간에 갤럭시탭 10.1을 나눠드릴 생각이니 자리에 앉아계시라는 사회자의 말을 들었다. 개발자들도 별로 반응이 없었고 궁금해진 나는 갤럭시탭을 완전히 주는거냐고 주위에 물어도 확답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빌려주는 것도 주는거니까 모르죠 머라는 이야기, 아마 주지 않을까요 라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집에 가려는 계획을 접고 자리에 앉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포장도 뜯지 않은 갤럭시탭 10.1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여전히 개발자들의 분위기는 조용했고 코드랩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때 사회자가 앞에서 한 말은 모두가 박수를 치게 만들었다. "끝까지 계시면 갤럭시탭 10.1을 드립니다!" 구글I/O와 같은 개발자 행사에서 가장 환영받고, 박수받고, 칭찬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참석자 전원 안드로이드 기기 지급' 이벤트가 한국에서 무료로 열린 안드로이드 개발자 랩에서 일어났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가장 큰 박수가 나올수 밖에 없는 기기 지급 이야기를 사회자는 마지막에 하려고 아껴두었던 것일까? 코드랩을 안듣고 그냥 집에 갔으면 두고 두고 후회할뻔 했구나라고 웃으며 생각했다.

무엇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마켓에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개발자들에게 행사에 초대하고 갤럭시탭을 지급한 것은 매우 잘한 결정이다. 2008년부터 국내에 안드로이드에 대한 관심은 뜨거워졌지만 본격적으로 앱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되고 난 다음으로 기억한다. 개발자들이 기기를 가지고 사용해봐야 실제 앱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벤트는 기기 지급에서 끝나지 않고 3개월후 안드로이드랩 참석자 중에서 허니콤 태블릿 앱을 개발한 사람들 중에 선별해서 개발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컨퍼런스인 내년 구글 I/O 티켓을 준다고 한다. 개발에 동기부여를 주는 이벤트는 언제나 좋다. 나도 태블릿 앱 개발을 좀더 앞당겨야되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자랩에서는 강의, 실습, 갤럭시탭 지급, 그리고 구글 I/O티겟 등 태블릿 앱 개발을 촉진시키기위해 많은 개발자들에게 동기부여를 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무엇보다 이번 기회에 태블릿앱을 받아서 본격적으로 태블릿 앱을 만들기 시작한 한국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이번 행사로 이제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자 랩도 매년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기다려야할 필수 행사로 자리잡았다.

작성자 : 안드로이드펍 운영자 회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