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08년 12월 8일 월요일
[정선영 작가의 구글차트]
미국에는 빌보드차트, 일본에는 오리콘 차트가 있다면 월드투데이에는 <정작가의 구글차트> 가 있죠? 11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한 주 동안 구글을 통해 검색된 인기검색어 순위, 월드투데이 정선영 작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유독 굵직한 사건이 많아서 대형 사건 위주 검색어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네요.
그렇습니다. 일단 한국 구글에서도 1위를 차지한 뭄바이, 인도 뭄바이 테러 사건을 빼놓을 수 없겠죠. 지난 11월 26일 뭄바이 차하트라파티중앙철도역과 타지마할 호텔 등 1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테러로 172명이 사망하고 239명이 다쳤는데요. 사실 대응도 좀 늦었습니다. 저녁 9시경 시작된 테러에 12시간이 지난 다음날 오전 9시가 되서야 군이 대응을 시작해서 교전 후 60여 시간만인 29일 오전에 테러범 9명을 사살하고 1명을 생포했습니다. 사로잡은 테러범은 파키스탄 국적의 아잠 아미르 카사브였는데 겨우 열아홉살 밖에 안된 학생이었죠.
이후 기차역 폐쇄회로 CCTV에서 찍힌 테러범들의 모습이 공개됐는데 그 모습이 너무 평범해서 더 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인도에서는 사건 발생 차하트라파티 기차역에서 일주일 만에 고성능 폭약의 발견됐고 2일에는 인도 북동부에서 열차폭탄테러 사건이 벌어져철도역이나 철도를 둘러싼 테러 공포가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인도 구글 순위에서는 인도철도관광청 IRCTC가 4위를 차지하며 상위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지난주 인도만큼이나 혼란스러웠던 곳을 꼽으라면 태국이었는데, 그래서인지 타이 항공, 이런 검색어들이 여러 곳에서 보이네요.
말레이시아 구글 순위와 호주 지역 순위에서 Thai Airways가 각각 2위 5위를 차지했고요. 태국같은 경우엔 시위와 관련해 Unblock이라는 단어가 8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5월부터 계속된
태국 반정부 시위가 지난 11월 25일부터 시위대가 수완나품 국제공항, 돈므엉 국내공항 두 곳을 점거하면서 절정을 이뤘는데요. 총 9일간 점거하면서 그안 약 30만 명의 외국인들이 태국 공항에 발이 묶였습니다. 군부쿠데타설까지 나온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선거법 위반을 들어 집권당 해체와 총리 퇴진을 판결하면서 반정부 시위대가 그제야 3일 정오쯤에 해산했고요. 당일 저녁부터 일부 여객기 운항이 재개된 상황입니다. 그전까지 발이 묶인 여행객들이 항공기 운행 재개 여부를 매일 예의주시하느라 이렇게 타이항공이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고요.
일단 큰 불은 껐지만 오는 8일 선출할 후임 총리에 탁신 전 총리의 사촌인 차이싯 전 육군참모총장 등 탁신의 측근들이 다시 거론되고 있고요. 집권 제 1당인 ‘국민의 힘’당이 명칭만 바꾼 채 고스란히 다른 당으로 옮겨가 재집권을 노리고 있어 이후에도 혼란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테러나 반정부 시위같은 강력한 사건들에 다른 이슈들이 상대적으로 묻히는 느낌인데요.
그렇습니다. 그래도 그런 와중에 경제상황에 대한 관심만은 결코 식지 않았는데요. 캐나다와 오스트레일리아, 우크라이나, 홍콩 등 무려 4개 국가에서 currency exchange나 currency rate와 같은 환율 관련 검색어들이 대부분 검색어 4위 안에 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엔 환율이 검색어 1위를 차지했는데요. 먼저 캐나다의 경우에는 최근 원자재 가치가 하락하면서 환율이 당분간 안정될 전망입니다. 반대로 호주 달러는 미국 달러 강세에 밀려 약세를 보이고 있고요. 홍콩의 경우에는 중국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중국의 위안화를 절하한다는 뜻을 밝혀서, 중국 관련 증시도 들썩이다보니 환율이 상위 검색어에 들었습니다.
사실 전 세계 환율에 영향을 미칠만한 큰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닌데 우연하게 이번주에 환율관련 검색이 많았네요.
요 몇 주 대부분의 국가들이 금리인하를 이용한 경기 부양책을 시도했는데 잘 먹히지 않았죠. 그러자 환율을 움직여서 수출증대를 노리는 국가들이 많아서 이것 때문에 환율이 상위 검색어에 많이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가 어떻게 해도 뜻대로 풀리지 않다보니 다들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자기 뜻대로, 아주 막무가내로 세계를 쥐었다폈다 하는 일당이 있죠. 바로 악명높은 소말리아 해적들입니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유조선까지납치하는 등, 마치 영화처럼 대담한 행각을 보여주기도 했죠. 이 때문에 소말리아 해적에 대한 국제적 조치가 발동되면서 해적,pirate라는 단어가 핀란드에서는 2위, 캐나다 3위, 미국 3위로 검색어 순위에 껑충 올랐습니다. 특히 유럽연합이 오는 15일부터 소말리아 근해 해적을 소탕하는 해상작전에 돌입한다고 하고요. 또 UN 안전보장이사회는 앞으로 해적 행위와 관련이 있는 자들은 자산을 동결하고 여행도 금지하는 제제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과연 이런 조치들이 과연 군함까지도 납치하는 소말리아 해적을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정말 영화보다도 더 영화같은 막강한 해적들 같네요.
이번에는 진짜 영화 얘기로 한 번 가볼까요? 뒤숭숭한 어두운 검색어들이 대부분이었던 이번주 우울한 구글 순위에서도 소녀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미국 검색어 상위권에 오른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트와일라잇인데요. 미국에서는 개봉 첫주 만에 수익 1억 달러를 내며 최고의 오프닝 데이 수익 기록까지 세웠습니다. 재밌는게 감독 자체도 대작 액션 영화 경험이 전무한 여성 감독이고요. 배급은 독립영화사에다가 연기자들도 인지도가 별로 없는 신인연기자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하기도 전에 영화의 OST 앨범이 빌보드 앨범차트의 정상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개봉 전부터 이렇게 인기를 끈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에서 한 때 늑대의 유혹 같은 영화가 영화 자체의 작품성과는 무관하게 강동원이 우상처럼 자리잡았듯이 이 영화도 그런 것 같습니다. 뱀파이어 장르물이라고는 하지만 뱀파이어의 탈을 쓴 할리퀸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데요. Twilight의 관객 중 75%가 여성이고 이 중 45%는 25세 이상인 것만 봐도 뱀파이어가 주 관심사가 아니라는게 분명하죠? 신비로운 분위기의 흡혈귀로 분한 남자주인공 로버트 패틴슨, 참고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호그와트의 킹카 남학생 세드릭 디고리를 연기하기도 했던 배웁니다. 요즘 미국에서 인기가 어마어마한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팬 사인회에서 3천여 명의 소녀들이 몰려들어 여러 명이 실신하고 한 명은 코뼈가 부러지는 등의 사고가 나 사인회가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벌써 속편 New Moon 제작이 보도되면서 트와일라잇이 구글 검색어 상위권에 들었습니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월드투데이 정선영 작가였습니다.
작성자: 구글코리아 블로그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