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글날에는 한글 단모음 키보드로 한글을 보다 쉽게 입력하세요~
2010년 10월 8일 금요일
안녕하세요, 구글코리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허윤철 입니다. 내일 한글날을 맞아 ^^, 스마트폰에서 한글을 보다 쉽고 편하게 입력할 수 있는 키보드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다름아닌 [단모음 키보드]입니다. 혹시 들어보셨나요?
단모음 키보드는 이번 5일, 안드로이드 마켓에 새로 올라온 안드로이드 2.2용 구글 한글 키보드 애플리케이션에 포함된 새로운 기능 중 하나입니다. 이 기능은 스마트폰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키보드를 개발해 보자는 아주 단순하고 명료한 취지에서 기획되었습니다. 다시말해 이미 천지인이나 나랏글(옛 ez한글) 등 훌륭한 자판 형식이 나와 있기 때문에, 또하나의 완전히 새로운 자판 형식을 고안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대신에, 저희는 오타가 많이나서 가장 불편해하는 스마트폰에서의 입력 문제를 풀어보자 라는 생각을 갖고 백지 상태에서 아예 다른 각도로 개발 접근을 했던 것입니다.
우선, 가장 자주 사용되는 한글 문장들을 분석하여, 여기에 사용되는 각 자음과 모음의 활용 빈도를 구했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이 흔히 쿼티(qwerty )자판으로 알고 있는 두벌식 자판이 이러한 점을 의외로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스마트폰 화면의 크기 상, 키의 사이즈가 작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습니다. 특히 놀라운 점은 두벌식 자판은 자음 모음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서, 스마트폰에서 두 엄지로 입력할 경우 두 손가락의 분담이 의외로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몇 개의 키만 삭제 또는 조정하여 다른 키의 크기를 키울 수 있다면, 현재 두벌식 자판의 최대 단점을 해결하고 스마트폰에서 사용하기 더욱 편리한 자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희 조사에 따르면 두벌식 자판에서 가장 낮은 빈도로 사용되는 음은 'ㅔ', 'ㅐ'를 제외한 복모음과 'ㅋ', 'ㅌ', 'ㅊ', 'ㅍ' 과 같은 격음이었습니다. 원래의 계획은 이러한 음소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격음의 경우, 격음을 제거하고 그 자리를 다른 자음으로 채워 넣으면 원래의 자판 모양이 많이 헝클어지는 반면,복모음의 경우에는 'ㅗ'의 위치만 변경하면,나머지를 원래의 위치에 그대로 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끝에 최종적으로 복모음 부분만 제거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은 눈치를 채셨겠지만, 이 기능의 이름은 단모음 키보드지만 실제로는 일부 복모음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키보드의 가장 큰 특징이 주요 복모음을 제거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특징을 더욱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고자 단모음 키보드라고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제가 안드로이드용 구글 한글 키보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구글의 여러나라의 입력기 팀들과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알파벳을 쓰지 않는 세계의 주요 언어 중 사용자가 발음하는 그대로를 입력할 수 있는 언어는 한글이 유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글날을 맞이 해서, 이런 훌륭한 문자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신 세종대왕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저희가 단모음 키보드에 대해 크게 홍보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이 기능을 사용해 주시고 좋은 평가를 주신 사용자분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PS. 단모음 키보드 사용법구글 한글 키보드에서 단모음 키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 한글/ABC키를 오래 누름 > 한글 키보드 설정 > 한글 키보드 종류 > 단모음 키보드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 쌍자음(ㄲ)이나 복모음(ㅑ)을 입력하시려면 해당 자음(ㄱ)이나 모음(ㅏ)를 두번 연속해서 누르시면 됩니다.
- '학교'와 같이 'ㄱ'이 연속으로 나오는 경우에는 '학'까지만 입력하시고,0.5초후에 '교'를 입력하시면 됩니다.
작성자: 구글코리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허윤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