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는 카페테리아지만 들려오는 소리는 영락없는 테니스대회입니다. TV화면 앞에서 열심히 테니스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의 서비스는 로저 페더러 수준이며 날렵한 발리는 샤라포바 급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외모는 테니스 선수와는 거리가 먼 여타 구글러와 다를바 없습니다. 나머지 경기를 지켜보는 한국의 구글러들은 이들의 플레이에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며 심지어 어느 팀이 우승할지를 놓고 분석을 하기도 합니다. 경기는 점점 더 고조되고 치열한 접전 끝에 “어깨에 힘 빡 주고”팀은 “No Name”팀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하였습니다.
시간을 약간 거슬러 올라간 7월 어느날, 구글 한국지사의 몇몇 직원들은 카페테리아에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회사의 일상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이들은 자신들의 대화에 한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습니다. 다른 부서의 특정사람을 지칭하는데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의 이름은 모른채 그 사람의 외모의 특징만을 서로 공유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진정 구글을 사랑하는 이 직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구글 식구들이 서로 어떻게 하면 서로의 이름을 알고 조직 안에서 자연스럽게 융합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고민은 잠시뿐, 그들은 당시 카페테리아에 설치되어 전 직원에게 인기 만점이었던 게임기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는 이 게임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별다른 스킬이 필요없이 모두들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오락도구였습니다. 특히 테니스게임은 4명이 2인 복식경기를 치를 수 있기 때문에 단시간에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매우 유익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을 실제 테니스 대회와 접목하여 전직원을 참여시킬 수 있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타 부서간의 직원들이 서로 친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벤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화 당사자들은 동의하였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제안되기 무섭게 승인을 받아 빠르게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먼저 전 직원들을 나이 / 성별 / 부서 등이 골고루 섞이도록 3인 1조의 팀을 각각 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3개의 팀이 1그룹을 이루어 월드컵 토너먼트 형식으로 대회를 치르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각 팀의 주장으로 하여금 팀이름을 정하고 자신의 그룹에 속한 여타 팀 주장과 경기 일정하도록 하였습니다. 물론 각 팀의 주장은 가장 최근에 입사한 사람에게 배정하여 그들이 좀 더 기존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우승팀에게는 해당 게임기를 선물해 주는 파격적인 상품 또한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8월 제 1회 Google Wiimbledon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대회가 시작되자마자 개막전 및 그룹 예선전부터 직원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작은 게임등을 통해 직원들은 공통적인 관심사가 형성되어 서로 모르는 직원과도 쉽게 대화할 수 있는 ‘대화거리’가 생겼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팀과 서로 시간을 정하여 서로 연습하고 이를 통해 친해지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직원들이 관전하고 응원하여 즐겁고 흥미로운 상황도 계속해서 연출이 되었습니다.
대회는 1개월 동안 조별 예선, 패자부활전, 8강을 거치게 되었고 9월 추석연휴를 앞둔 TGIF 이벤트때 대망의 준결승/결승전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결국 결승전은 시작되었고 첫 서브가 들어가자마자 매우 흥미진진한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모두들 두 팀의 실력에 감탄을 하는 가운데 양팀의 매 포인트마다 전직원이 환호하였고 선수들의 플레이에 따라 같이 탄성을 질렀습니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제 1회 Google Wiimbledon의 우승컵은 “어깨에 힘 빡 주고”에게 돌아갔습니다. 이 팀은 결승전에서 정말 환상적인 팀워크를 보여주었고 이로 인해 우승을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이번대회에서 승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때 하나의 작은 공이 전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듯이 구글코리아는 작은 게임기로 전직원이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모두 조금씩 더 친근해지고 구글 가족이라는 훈훈함을 느끼는 가운데 풍성한 추석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찌감치 예선전에서 탈락하였지만 벌써 내년도의 Google Wiimbledon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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